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그리고 어제도 "나 5킬이나 했는데 우리 팀 왜 짐?"을 시전하다가, 상대방 미드 라이너(CS 괴물)에게 아이템 차이로 참교육을 당한 [게이머의 비즈니스 스터디로그] 주인장입니다.

롤(LoL)을 하는 모든 게이머의 가슴을 뛰게 하는 단어는 단연 '솔로 킬(Solo Kill)'입니다. 화려한 피지컬로 상대를 제압했을 때의 짜릿함은 이루 말할 수 없죠. 하지만 이상하게도, LCK 프로 경기나 천상계 랭크 게임을 보면 킬보다는 CS(미니언) 하나하나에 목숨을 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젠지의 쵸비(Chovy) 선수 같은 경우, CS 수급 능력이 가히 예술의 경지죠.
도대체 왜 그들은 화려한 킬보다 지루한 미니언 처치에 집착할까요? 그 이유는 소환사의 협곡이 철저한 '자본주의 논리'로 돌아가는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협곡의 보이지 않는 '환율(Exchange Rate)'과 '투자 자산 이론'을 통해, 승리를 부르는 경제학적 비밀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협곡의 워런 버핏이 되는 3가지 경제 원칙
1. 협곡의 고정 환율 : "1 Kill = 15 CS"와 기회비용
우리가 해외여행을 갈 때 달러 환율을 체크하듯, 롤을 할 때도 '협곡의 환율'을 머릿속에 넣고 있어야 합니다.보통 1킬은 300골드입니다. 미니언 한 마리(근거리/원거리 평균)는 약 20골드 내외죠.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다음과 같은 공식이 성립합니다.

이 환율이 중요한 이유는 '기회비용(Opportunity Cost)'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바텀으로 로밍을 가서 운 좋게 1킬(300G)을 따냈다고 가정해 봅시다. 하지만 그동안 미드 라인에 박혀서 사라진 미니언이 2웨이브(약 12마리 + 대포 미니언)라면 어떨까요? 여러분은 300원을 벌기 위해 약 250원 이상의 확정 수익과 경험치를 포기한 셈입니다. 사실상 '본전치기'거나, 라인 주도권을 잃은 것까지 감안하면 '적자'일 수 있습니다. 브실골 구간에서 킬만 쫓아다니다가 레벨링이 밀리는 이유가 바로 이 '환율 계산'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2. 안전 자산 vs 위험 자산 : 미니언은 '국채'고, 킬은 '코인'이다
재무관리 수업에서는 자산을 성격에 따라 나눕니다. 이 이론을 협곡에 대입하면 미니언과 킬의 차이가 명확해집니다.
미니언 = 안전 자산 (Risk-Free Asset): 가만히 라인에 서 있으면 30초마다 배달되는 '월급'이자, 리스크가 0에 수렴하는 '미국 국채'입니다. 막타만 잘 치면 100% 확률로 내 돈이 됩니다. 복리 효과처럼 꾸준히 스노우볼을 굴릴 수 있는 핵심 자산이죠.
킬 = 위험 자산 (High-Risk Asset): 상대를 제압해야만 얻을 수 있습니다. 성공하면 대박이지만, 실패하면(역관광/갱킹) 수익이 '0'인 것은 물론, 데스 타임 동안 엄청난 손해를 봅니다. 변동성이 극심한 '비트코인'이나 '선물 옵션'과 같습니다.
워런 버핏의 투자 제1원칙은 "돈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프로게이머들이 CS에 집착하는 이유는, 그들이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을 추구하는 합리적인 경영자이기 때문입니다. 포트폴리오의 비중을 '안전 자산(CS)'에 높게 두는 것이 승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비결입니다.

3. 킬 값은 떨어진다 : 감가상각(Depreciation)과 한계 효용
롤에는 잔인한 경제 시스템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현상금 시스템'입니다. 0/5/0을 기록 중인 '망한 야스오'를 잡아봤자 100골드도 주지 않습니다.
가치 하락(Depreciation): 킬이라는 화폐의 가치는 반복될수록 떨어집니다. 반면, 미니언의 골드 가치와 경험치는 게임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상승(인플레이션)합니다.
한계 효용 체감: 초반 라인전에서의 1킬은 게임을 터뜨릴 만큼 강력하지만, 후반 풀템전에서의 1킬(제압 골드 제외)은 단순한 골드 수급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따라서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는 가치가 떨어지는 '킬'보다는, '오브젝트(용, 바론)'나 '타워'라는 '부동산(실물 자산)' 확보에 주력해야 합니다. 이걸 읽지 못하고 후반에도 KDA 관리에만 힘쓰는 건, 휴지 조각이 된 화폐를 주우러 다니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당신은 도박꾼입니까, 자산가입니까?
우리는 종종 게임이 끝나고 딜량 그래프와 KDA만 확인하며 "내가 캐리했는데 팀운 때문에 졌다"라고 억울해합니다. 하지만 다음부터는 탭(Tab) 키를 눌러 '상대방과의 CS 격차'를 먼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상대방 라이너가 나보다 0킬이어도 CS를 100개 더 먹었다면, 그는 나보다 약 7킬(2,100골드)을 더 기록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그는 화려한 도박꾼은 아니었지만, 성실하게 자산을 불린 '협곡의 자산가'였던 것입니다.
진정한 고수는 눈앞의 킬(코인)을 쫓기 전에, 내 라인에 타고 있는 미니언(월급)부터 챙깁니다. 그것이 소환사의 협곡에서 부자가 되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길이니까요.
지금 이 글을 읽으신 여러분, 다음 판부터는 대포 미니언을 놓쳤을 때 주식 하한가를 맞은 것처럼 가슴 아파하실 준비가 되셨나요? 그럼, 협곡에서 뵙겠습니다.
이상, 오늘도 대포 미니언을 놓치고 눈물 흘리는 [게이머의 비즈니스 스터디로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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