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그리고 초등학교 때 에어포트에서 수류탄 좀 까다가 대학생이 된 지금도 가끔 PC방에서 "헤드샷!" 소리를 듣는 [게이머의 비즈니스 스터디로그] 주인장입니다.

여러분, 대한민국에서 "지금 누가 제일 핫한가?"를 알고 싶다면 멜론 차트나 인스타그램을 볼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서든어택> 캐릭터 상점을 켜보면 됩니다. 뉴진스, 덱스, 츄, 심지어 펭수까지... "아니, 얘가 벌써 나왔어?" 싶을 정도로 무서운 속도로 출시되죠.
2005년에 출시된 이 게임, 그래픽을 보면 솔직히 '화석' 수준입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PC방 점유율 상위권을 지키는 비결이 뭘까요? 단순히 게임이 재밌어서일까요? 아닙니다. 여기에는 20년을 버티게 해준 치밀한 '생명 연장 프로젝트'와 '애자일(Agile) 마케팅'의 정수가 담겨 있습니다.
오늘은 총 쏘는 게임이 아니라 '트렌드 사냥꾼'이 된 서든어택의 생존 전략을 파헤쳐 봅니다.
뉴진스가 왜 거기서 나와? : 서든어택이 20년을 버틴 '애자일'과 '스타' 전략
1. 물 들어올 때 모터 단다 : 애자일 마케팅(Agile Marketing)
경영학 수업이나 IT 기업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는 '애자일(Agile)'입니다. 완벽한 계획을 세우고 느리게 움직이는(Waterfall) 것이 아니라, 상황 변화에 맞춰 기민하게 대응하는 조직 문화를 말하죠.
서든어택의 캐릭터 출시 속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뜨면 2주 뒤에 댄스 모션이 나오고, 유튜브 스타가 뜨면 바로 캐릭터가 나옵니다.
전통적 마케팅: 시장 조사 -> 기획 -> 개발 -> 출시 (몇 달 소요). 트렌드가 이미 지남.
서든어택의 애자일: 트렌드 포착 -> 즉시 계약 및 개발 -> 출시 (몇 주 이내).
이것은 넥슨의 마케팅 조직이 얼마나 유연하고 빠른 의사결정 구조를 가졌는지 보여줍니다. "이거 뜰 것 같은데?" 싶으면 일단 지르고 보는 실행력, 이것이 낡은 게임을 항상 '최신 유행(Trend)'의 중심에 서게 만든 비결입니다.
2. 팬덤을 인질로 잡다 : 스타 마케팅(Star Marketing)과 후광 효과
서든어택에서 연예인 캐릭터는 단순한 스킨(Skin)이 아닙니다. 실제 목소리 녹음, 시그니처 댄스, 팬미팅 응모권까지 포함된 '디지털 굿즈'입니다.
경영학에서는 이를 '후광 효과(Halo Effect)'로 설명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후광)이 나오니까, 이 낡은 그래픽의 게임도 매력적으로 보인다."
타겟의 확장: FPS를 전혀 모르는 10대 여학생도 "우리 언니들 캐릭터 사야 해"라며 게임에 접속합니다. 게임성으로는 절대 꼬실 수 없는 '비게이머(Non-Gamer)' 층을 팬덤의 힘으로 강제 유입시키는 것이죠. 서든어택은 이제 단순한 FPS가 아니라, 스타와 팬이 만나는 '메타버스 팬미팅 장소'가 되었습니다.
3. 늙지 않는 뱀파이어 : 제품 수명 주기(PLC)의 무한 연장
모든 제품에는 수명이 있습니다. 이를 '제품 수명 주기(Product Life Cycle, PLC)'라고 합니다. [도입기 -> 성장기 -> 성숙기 -> 쇠퇴기]
보통 게임은 출시 3~5년이면 '쇠퇴기'에 접어들어 유저가 빠지고 매출이 줄어야 정상입니다. 20년 된 서든어택은 진작에 박물관에 갔어야 하죠. 하지만 서든어택은 쇠퇴기에 접어들 때마다 강력한 '스타 마케팅'이라는 보톡스를 맞습니다.
재활성화(Revitalization): 대세 연예인이 나올 때마다 휴면 유저(접은 사람)들이 복귀하고, 화제성이 폭발하며 그래프를 다시 '성숙기'로 끌어올립니다.
경쟁작(오버워치, 발로란트)이 나와도 "익숙함 + 연예인 구경"이라는 독자적인 포지셔닝으로 PLC를 인위적으로, 하지만 성공적으로 연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픽이 구리다고? 돈 버는 재주가 좋은 거다!
우리는 가끔 서든어택의 각진 캐릭터 모델링을 보며 비웃곤 합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면, 20년 전 엔진으로 최신 게임들과 경쟁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입니다.
그 기적을 만든 건 기술력이 아니라, 대중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본능적으로 캐치하고 누구보다 빠르게 실행에 옮긴 마케팅의 승리입니다.
서든어택은 증명했습니다. "가장 기술력이 뛰어난 제품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가장 빠르게 적응하는 제품이 살아남는다." (다윈의 진화론이자 경영학의 진리죠.)
지금 이 순간에도 넥슨의 마케팅 팀은 눈에 불을 켜고 찾고 있을 겁니다. "다음 주엔 누구를 섭외하지?" 라고 말이죠.
이상, 오늘 저녁엔 오랜만에 3보급창고에서 '뉴진스' 캐릭터로 춤을 추러 가는 [게이머의 비즈니스 스터디로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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