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그리고 요즘 드라마 <더 글로리>를 보고 뒤늦게 바둑의 세계에 입문해 매일 밤 인공지능(AI)에게 참교육을 당하고 있는 [게이머의 비즈니스 스터디로그] 주인장입니다.

여러분은 바둑을 두시나요? 가로세로 19줄의 반상 위에서 흑과 백이 땅따먹기를 하는 이 단순해 보이는 게임은, 사실 '인생의 축소판'이자 경영학적으로는 '의사결정의 교과서'라고 불립니다.
바둑을 두다 보면 끊임없이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당장의 확실한 집(귀퉁이)을 챙길 것인가, 아니면 넓은 중앙으로 나가 미래의 가능성을 도모할 것인가?"
이 고민은 재무관리 수업 시간에 교수님이 던지신 질문과 소름 돋게 똑같습니다. "너는 당장 배당금을 주는 '삼성전자'를 살래, 아니면 미래에 대박이 날 수도 있는 '테슬라'를 살래?"
오늘은 바둑의 핵심 개념인 '실리(Territory)'와 '세력(Influence)'을 통해, 주식 투자자들의 영원한 난제인 [가치주 vs 성장주] 전략을 경영학적으로 파헤쳐 보겠습니다.
당신의 포트폴리오는 '실리'파입니까, '세력'파입니까? : 바둑으로 배우는 투자 전략
1. 귀퉁이의 확실한 행복, '실리 바둑' : 현금 흐름(Cash Flow)과 가치주
바둑 격언에 "금귀은변초오(金角銀邊草腹)"라는 말이 있습니다. 귀(Corner)가 금이고, 변(Side)이 은이며, 중앙(Center)은 풀이라는 뜻입니다. 그만큼 귀퉁이는 적은 돌로 확실하게 집을 만들기 쉽습니다. 이렇게 초반부터 귀퉁이를 차지하며 확실한 내 집을 챙기는 기풍을 '실리형'이라고 합니다.
경영학적으로 '실리'는 눈에 보이는 확실한 성과, 즉 '현금 흐름(Cash Flow)'과 '당기순이익'입니다. 투자 관점에서는 소위 '가치주(Value Stock)'나 '배당주'에 해당합니다. 삼성전자(우), 코카콜라, 은행주처럼 이미 성숙한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돈을 벌고, 주주들에게 꼬박꼬박 배당금을 챙겨주는 기업들이죠. 화려하진 않지만, 하락장에서도 든든하게 버텨주는 '확정된 집'입니다.
2. 중앙의 드넓은 꿈, '세력 바둑' : 미래 성장성(Growth)과 플랫폼 기업
반면, 당장의 집을 포기하고 돌을 중앙으로 높게 배치하는 기풍이 있습니다. 이를 '세력형'이라고 합니다. 초보자가 보면 "집도 안 되는 곳에 왜 저렇게 돌을 낭비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중앙은 당장 집이 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이 돌들이 연결되면 거대한 '두터움(Thickness)'이 되어 판 전체를 지배합니다.
이는 경영학에서 말하는 '성장주(Growth Stock)'의 전략입니다. 테슬라, 아마존, 쿠팡의 초기 모습을 떠올려보세요. 당장은 막대한 적자를 보더라도(실리 포기),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미래의 플랫폼을 장악하기 위해 끊임없이 투자합니다. 당장의 현금(집)은 없지만, 미래에 시장 전체를 집어삼킬 수 있는 '잠재력(세력)'에 베팅하는 것입니다. High Risk, High Return의 영역이죠.

3. "두터움은 집이 아니다" : 브랜드 자산과 R&D 투자
바둑 고수들은 말합니다. "세력(두터움)을 직접 집으로 만들려 하지 마라." 세력은 그 자체로 집이 아니라,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내가 집을 지을 때 도움을 주는 '힘(Power)'입니다. 세력으로 억지로 집을 지으려다가는 오히려 돌이 무거워져 망하기 십상입니다.
비즈니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이 쌓아 올린 거대한 세력, 즉 '보이지 않는 자산'들이 있습니다.
브랜드 자산(Brand Equity): 애플의 사과 로고 하나가 가진 힘.
R&D 투자: 당장 돈은 안 되지만 미래 기술을 선점하려는 노력.
이것들은 재무제표상에 당장 '이익'으로 찍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두터움'이 있는 기업은 위기가 왔을 때 버티는 힘이 되고, 결정적인 순간에 폭발적인 수익(거대한 집)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됩니다.
조치훈의 실리와 다케미야의 세력, 당신의 선택은?
바둑계에는 극단적인 실리파였던 '조치훈 9단'과 우주류라 불리는 극단적인 세력파 '다케미야 마사키 9단'이 있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한 시대를 풍미한 전설입니다. 즉, 정답은 없습니다.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의 성향과 시장 상황에 맞춰 '실리(가치주)'와 '세력(성장주)'의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너무 실리만 밝히다가는 큰 흐름을 놓치고(소탐대실), 너무 세력만 펼치다가는 실속 없이 무너질 수 있으니까요.
지금 여러분의 주식 계좌(바둑판)를 한번 들여다보세요. 확실한 귀퉁이 집만 가득하신가요, 아니면 꿈으로 가득 찬 중앙의 세력만 펼쳐져 있나요? 좋은 바둑은 실리와 세력의 조화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을 기억하며, 현명한 '착수(着手)'를 하시기 바랍니다.
이상, 오늘도 온라인 바둑에서 대마를 잡으러 가다가(세력) 역으로 내 돌이 다 죽고 '기권' 버튼을 누른 [게이머의 비즈니스 스터디로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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