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그리고 어제도 랭크 게임에서 "아, 제트님! 돈도 없는데 왜 오퍼(Operator)를 사세요!" 라고 외치다 강등당한 [게이머의 비즈니스 스터디로그] 주인장입니다.

발로란트(Valorant)는 겉보기엔 총을 쏘는 FPS 게임이지만, 탭(Tab) 키를 눌러보면 실상은 치열한 '자본주의 게임'입니다. 내 에임(Aim)이 아무리 좋아도, 팀의 자금 관리(Economy)가 무너지면 게임을 이길 수 없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죠.
상점 구매 시간, 팀원 중 누군가가 외칩니다. "이번 판 이코(Eco) 해요." 눈앞의 적을 잡으려면 좋은 총이 필요한데, 왜 우리는 권총(클래식) 한 자루만 들고 라운드를 포기해야 할까요?
오늘은 발로란트의 승패를 가르는 '자금 관리 시스템'을 통해, 기업이 망하지 않고 성장하기 위한 '현금 흐름'과 '투자 전략'의 비밀을 경영학적으로 파헤쳐 보겠습니다.
벤달을 참아야 미래가 있다 : 발로란트 '이코 라운드'와 기업의 자금 관리

1. 이코(Eco) 라운드 : 부도를 막기 위한 '유동성(Liquidity)' 확보
발로란트에서 돈(Creds)이 2,000원밖에 없는데 무리해서 스펙터(Spectre)와 경갑을 샀다가 지면 어떻게 될까요? 다음 라운드에도 돈이 없어 또 권총을 들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스노우볼이 굴러가 게임 전체를 패배하게 되죠. 그래서 우리는 '이코 라운드(절약)'를 갖습니다. 이번 라운드 승률을 20%로 낮추더라도, 다음 라운드에 벤달+중갑을 사서 승률을 60%로 높이기 위함입니다.
이는 기업 재무에서 말하는 '유동성(Liquidity)' 관리와 같습니다.
운전 자본(Working Capital): 기업이 당장 굴릴 수 있는 현금입니다. 아무리 좋은 기술(에임)이 있어도, 당장 직원 월급 줄 돈(총 살 돈)이 없으면 기업은 흑자 부도를 맞습니다.
현금 확보: 삼성전자나 애플이 막대한 현금을 쌓아두는 이유는, 결정적인 순간(풀 바이 라운드)에 대규모 투자(R&D, M&A)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코 라운드는 미래의 승리를 위해 현재의 소비를 참는 '전략적 인내'이자 '현금 흐름 관리'입니다.
2. 풀 바이(Full Buy) : 승리를 위한 확실한 'CAPEX(설비 투자)'
돈이 4,000원 이상 모였습니다. 드디어 벤달(2,900원)과 중형 보호막(1,000원), 스킬까지 꽉 채워 구매합니다. 이를 '풀 바이'라고 하죠. 경영학적으로 이것은 확실한 수익(라운드 승리)을 기대하고 집행하는 '자본적 지출(CAPEX)'입니다.
ROI (투자자본수익률): 내가 4,000원을 투자했으면, 그 이상의 가치(적 사살, 스파이크 설치, 라운드 승리)를 가져와야 합니다.
비싼 장비를 사놓고 아무것도 못 하고 죽는 것(0킬 사망)은 기업으로 치면 수천억을 들여 지은 공장이 불타 없어진 것과 같습니다. 최악의 ROI죠. 따라서 풀 바이 때는 반드시 본전을 뽑겠다는 마인드로 교전해야 합니다.
3. 포스 바이(Force Buy) : 위기를 돌파하는 '공격적 투자' (High Risk, High Return)
돈이 애매하게 2,500원 정도 있는데, 우리 팀이 연패 중이라 분위기 반전이 필요합니다. 이때 팀 리더(IGL)가 외칩니다. "이번 판 포스 바이(강제 구매) 가자!" 권총 대신 스펙터나 가디언, 샷건을 사서 승부를 거는 것입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이기면 상대의 자금줄을 끊고 분위기를 가져오지만(대박), 지면 우리 팀 경제는 파탄이 납니다(쪽박).
기업의 승부수: 경영난에 빠진 기업이 사활을 걸고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무리하게 마케팅비를 쏟아붓는 것과 같습니다. 성공하면 턴어라운드(Turn-around)가 되지만, 실패하면 법정 관리에 들어갑니다. 포스 바이는 철저한 '리스크 계산' 하에 이루어져야 하는 도박입니다.
총을 잘 쏘는 건 '직원'이고, 돈을 잘 쓰는 건 'CEO'다
발로란트 초보들은 적을 맞추는 데에만 집중합니다. 하지만 티어가 올라갈수록 유저들은 탭(Tab) 키를 수시로 누르며 아군과 적군의 자금 상황을 체크합니다.
"상대 돈 없다. 이번에 이코네? 우리는 안전하게 거리 벌리고 싸우자." "우리 돈 없네? 이번엔 권총 들고 한 명만 따서 총 뺏어오자(Save)."
이것은 단순한 게임 플레이가 아니라 고도의 경영 판단입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조건 돈을 아끼는 게 능사가 아니고, 무조건 펑펑 쓰는 것도 답이 아닙니다. '써야 할 때 확실히 쓰고(Full Buy), 아껴야 할 때 참는(Eco)' 재무적 감각이 있는 기업만이 시장 경쟁이라는 전장에서 최후의 승자(Valorous)가 될 수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은 오늘 게임에서, 당장의 킬 욕심 때문에 이코 라운드에 몰래 셰리프를 샀다가 팀원들의 눈총을 받지는 않으셨나요? 총을 쏘는 건 피지컬이지만, 자금을 관리하는 건 뇌지컬(경영학)입니다.
이상, 오늘도 팀원들이 벤달 사달라고 조르는 통에 정작 내 총은 못 사고 있는 [게이머의 비즈니스 스터디로그]였습니다.
제발 아껴 써라 얘들아... ㅠㅠ
이 게임은 늙지 않아요, '보톡스'를 맞을 뿐: 그래프로 증명된 '제품 수명 주기(PLC)'의 기적
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그리고 초등학교 때 에어포트에서 수류탄 좀 까다가 대학생이 된 지금도 가끔 PC방에서 "헤드샷!" 소리를 듣는 [게이머의 비즈니스 스터디로그]
gaming-business.com
'게임 속 경제•경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3광 노리다 피박 쓴다: 할머니가 아마존 CEO보다 경영을 잘하는 이유 (롱테일 법칙) (0) | 2025.12.12 |
|---|---|
| 포커는 도박이 아니라 '수학'이다 : 타짜들은 감을 믿지 않고 '기댓값(EV)'을 믿는다 (1) | 2025.12.11 |
| 이 게임은 늙지 않아요, '보톡스'를 맞을 뿐: 그래프로 증명된 '제품 수명 주기(PLC)'의 기적 (0) | 2025.12.10 |
| 대마불사(大馬不死)? 대마도 죽습니다 : 무리한 '존버'가 당신의 계좌를 망치는 이유 (0) | 2025.12.10 |
| 시장님이 욕먹는 이유, 직접 해보니 알겠네요: '님비(NIMBY) 현상'과 공공재의 비극 (1) | 2025.1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