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재학 중인, 현실에서는 서울 아파트 청약 가점을 계산하고, 게임 속 에오르제아에서는 하우징 추첨 '0번' 당첨(낙첨)을 보고 눈물 흘리는 [게이머의 비즈니스 스터디로그]입니다.
MMORPG 《파이널 판타지 14(FF14)》 유저들에게 "가장 얻기 힘든 아이템이 뭐냐"고 묻는다면, 전설 무기가 아니라 'S사이즈 하우스'라고 답할 겁니다. 수천만 길(Gil)을 들고 있어도 땅이 없어서 노숙을 해야 하는 상황. 이거 어디서 많이 보지 않았나요?
공급은 쥐꼬리만 한데 수요는 폭발하는 '서울 부동산 시장'과 판박이입니다. 오늘, 게임사가 유저들의 폭동을 막기 위해 도입한 '토지 추첨제'와 '강제 철거 시스템'을 통해, 대한민국 부동산 정책의 뜨거운 감자인 청약 제도와 토지 공개념의 본질을 파헤칩니다.
시장의 실패를 '운'으로 해결하는 것이 정의일까?
1. 비탄력적 공급(Inelastic Supply): 땅은 '요시다'도 못 늘린다
경제학에서 토지는 공급 곡선이 수직에 가까운 완전 비탄력적 재화입니다.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땅을 무한대로 찍어낼 수 없기 때문이죠.
서버의 한계 vs 서울의 한계: FF14의 하우징 구역(와드)이 한정된 것처럼, 서울의 땅도 제한적입니다.
초과 수요(Excess Demand): 모두가 "경치 좋은 림사 로민사(강남)"나 "온천이 있는 시로가네(용산)"에 살고 싶어 합니다. 가격(길)이 아무리 비싸도 수요가 줄지 않으니, 결국 시장 가격 기능이 마비되고 '줄 서기'가 시작됩니다.
2. 추첨제(Lottery) vs 가격 경쟁: 무엇이 공정한가?
과거 FF14는 선착순이었습니다. 유저들은 표지판 앞에서 10시간씩 마우스를 광클(Camping)해야 했죠. 이는 체력과 시간을 갈아 넣는 원시적인 경쟁이었습니다. 이에 대한 불만이 폭주하자, 게임사는 '추첨제(Lottery)'를 도입합니다.
청약 제도의 딜레마: 한국의 청약 제도도 마찬가지입니다. 돈 많은 사람이 다 사재기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가점제(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등)'나 '추첨'을 통해 기회를 배분합니다.
공정의 역설: 추첨제는 겉보기엔 공평해 보입니다(누구나 1표). 하지만 수백 대 일의 경쟁률 속에서 탈락한 사람에게는 "돈이 있어도 못 사는 박탈감"을 줍니다. 이는 가격이 수요를 통제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전형적인 자원 배분의 비효율입니다.
3. 토지 공개념(Public Concept): "살지 않을 거면 내놓으시오"
FF14에는 현실의 정부가 도입하고 싶어 하는 가장 강력한 규제가 있습니다. 바로 '45일 미접속 시 자동 철거' 시스템입니다.
투기 방지: 아무리 비싼 집이라도 주인이 45일 동안 집에 들어가지 않으면(실거주하지 않으면), 게임사가 집을 밀어버리고 땅을 회수해 다른 유저에게 팝니다.
보유세의 끝판왕: 이는 토지의 소유권보다 '이용권'을 중시하는 토지 공개념의 극단적 형태입니다. 현실에서 "집 사놓고 비워두면 몰수하겠다"고 하면 난리가 나겠지만, 공급이 극도로 부족한 시장에서는 이것만이 '유령 도시(투기 매물)'를 막고 '실거주자'를 보호하는 유일한 수단임을 게임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집'을 원합니까, '자산'을 원합니까?
FF14의 하우징 전쟁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공급이 제한된 재화 앞에서 완벽하게 공정한 분배 방식은 없다"는 것입니다.
가격 경쟁(경매장)으로 가면 부자만 집을 갖게 되고,
추첨제(청약)로 가면 운 좋은 사람만 집을 갖게 됩니다.
결국 현실의 우리에게 남은 전략은 두 가지입니다. 로또 청약에 당첨되길 기도하거나(운), 아니면 남들이 쳐다보지 않는 저평가된 지역(비인기 하우징 구역)을 찾아 '실거주 가치'를 발굴하거나.
"집은 사는(Buy) 것이 아니라 사는(Live) 곳이다." 이 진부한 표어가 에오르제아에서만큼은 진리인 것처럼, 현실의 여러분도 '투기'가 아닌 '주거'의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볼 때 비로소 내 집 마련의 길이 보일 것입니다.
이상, 오늘도 추첨 결과 확인하러 접속했다가 빈손으로 로그아웃하는 [게이머의 비즈니스 스터디로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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